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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07 지원작가초대전

2021-12-17

작성자 : 관리자

우진문화재단 2006-2007 미술작가지원사업 선정작가초대전

五人五色五形

참여작가 : 서희화 안 윤 조병철 조 헌 최광호
전시일정 : 2007년 6월 14일 - 27일 우진문화공간 1F

화사함과 따스함의 이면에 깃든 칼칼한 긴장. 변덕스러운 봄 내내 우리는 이 긴장에서 놓여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작가 다섯 분의 지난 일 년이 또한 그러했을 것입니다. 저희가 작은 성의로 마련해드린 우산이 비와 눈과 따가운 햇살을 가리는 데는 용이했겠지만 몸으로 달려드는 재해에는 속수무책이며, 우산 아래 놓인 선발자라는 중압감이 그의 전신을 긴장으로 바짝 조였을 것입니다.

저희 재단의 ‘미술작가지원사업’은 전업작가의 창작환경을 개선하는데 작은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시작한 사업입니다. 지난해 앞으로 1년간의 작업계획을 공모하여 그 계획이 튼실하고 평소 역량이 돋보였던 작가 다섯 분을 첫 수혜자로 모셨습니다. 선정된 작가들께는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매달 100만원씩 창작지원금이 지급되었습니다. 작가들과의 사전 약속에 따라 재단 미술이사와 운영실장이 2006년 11월과 2007년 4월 두 차례 작업실을 직접 찾아가 작업과정을 살피고 작가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2006-2007 미술작가지원사업 초대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련된 전시입니다. 맨몸으로 비 맞던 작가들에게 궂은 날씨를 겨우 모면할 수 있는 방책을 드리고 그 성과를 관객과 함께 가늠해보는 자리입니다. 작가들 못지않게 저희도 두려운 마음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작은 시도가 우리 미술계의 봄을 여는 씨앗이 될 수 있을지, 저희가 이 사업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유의미한 일이 될 것인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바랍니다.

##평론
전북지역 전업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격려하는 한 방안으로 우진문화재단이 작가지원사업을 기획하고 후원을 시작한지 어느새 일년이 되었다. 재능있는 작가들이 주머니 사정 탓에 작업에 전념하기 힘든 상황에서 재정적으로 힘을 실어주자는 의도였고, 아울러서 전북이라는 지리적정신적 테두리 내에서 침체되어가는 전북미술계의 현 상황을 뚫고 전국적 내지 국제적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역량있는 작가들을 키워보자는 의지였다.
이와 같은 의지로 기획된 후원사업이 작가에게서 찾는 필수적 요소로는 당연히 작가적 성실성, 작가정신과 작품수준의 일관성과 독자성, 부단한 실험정신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내용 없이는 장차 이 터전이 예향으로 일컬어졌다는 사실은 종잇장에 ‘역사’로 남을 뿐일 것이고, 전북 미술계의 장래는 전혀 장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요인들만으로 지역적 경계라는 담장을 쉽사리 넘어설 수는 없다. 쉴 새 없이 급변하는 현 사회, 기발하고 독자적인 재능을 지닌 수많은 미술가들이 배출되는 현 세계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탄탄한 실력과 작가정신, 중단 없는 실험정신과 더불어서 작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쩌면 지역화와 세계화 사이의 절묘한 중심잡기이다. 전 세계에 범람하는 세계화나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외면은 고립주의를 초래할 수 있고, 민족주의나 탈문화식민주의는 자칫 인류적(세계적이 아니라) 보편성의 결여를 야기한다. 전북미술의 최대의 약점은 ‘선배작가들의 성취와 스타일에 안주하기’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통일된 스타일의 추구는 전북미술의 ‘지역색’을 이루는 중요한 역할도 했지만, 그 불가피한 결과인 미술계의 침체와 관객의 무관심을 초래하였다. 가령 서구 모더니즘의 도래와 함께 1860년대에 시작된 인상주의가 그 후에 소위 후기인상주의나, 야수주의, 입체주의, 표현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등으로 시대의 흐름을 타고 전개되지 않고 계속 인상주의의 맥을 고수했다면 어찌 되었겠는가. 인상주의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다.
미술이 시대와 사회의 산물인 까닭이다. 미술의 힘은 작가의 내적외적세계의 표현자체에도 있지만, 또한 타자(관람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발휘된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와 문화와 사람이 변함에 따라, 작가와 관람자의 가치관과 세계가 바뀌고 작품의 내용과 색과 형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만일 작가가 시대를 앞서가기는 고사하고, 내 주위 세상과 사람이 모두 바뀌었는데 여전히 과거의 형과 색과 체제에 집착하면서 ‘내 시대’가 내게 등 돌림을 탓한다면 난감한 일이다.
미술은 시대의 산물인 동시에 시대의 제한을 넘어선다. 걸작은 시대와 공간, 매체와 스타일의 한계를 뛰어넘어 범시대적이고 범세계적으로 타인과 소통한다. 인간과 세계의 구체적인 한 상황에 대한 나의 관점과 나의 경험이 녹아든 작품이 관람자와 공감을 이루며 이를 인간 공통의 것이 되게 하고, 더 나아가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이룬다. 앞에서 작가에게 기대되는 ‘지역화와 세계화 사이의 절묘한 중심잡기’를 언급하였거니와, 이는 한 작품이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성취하느냐로 이어진다. 특정 지역색을 고수하는 작업도 필요하며 나름대로의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가장 지역적(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작금 문화계의 공통어는 상당한 각주를 요하는 말로서, 우리는 이를 액면그대로 믿을 만큼 ‘순진무구’하지 않다.
경제적 성장과 무관하게 여전히 상대적으로 문화적 약국인 우리에게 있어 남들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것’으로 세계와 경쟁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독자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종종 ‘민족적인 것’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를 우리의 ‘민족적’인 형과 색, 그대로 내놓으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외부세계가 이해해주지 못한다. 우리가 아프리카나 오세아니아, 아랍지역의 민속미술을 쉽사리 수용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지역적인 것’으로 지역외의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편적’ 텍스트로 우려내고 재해석하고 재창조해서 외지의 타자와도 통용되는 공통분모를 지녀야한다. 이는 전북미술계의 생존에 필수적인 일이다.
이번 지원작가 사업에 선정된 오인은 각각 다른 색과 형으로 작업을 해왔다. 선정당시 연령의 안배가 참작되었던 터라 작가들 간에 상당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은 전북미술의 지역색에 안주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독자성을 구축하고자 청년기를 거쳐 씨름해온 이들이다.
조헌과 최광호는 전북 서양화 구상의 맥을 이으면서 이를 현대적인 문맥에서 재구성한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과 항의를 저변에 두고 조헌은 비정형화된 인물과 야수같은 개를 주 소재로 삼아 그간 빠른 스피드의 거칠고 표현적인 브러쉬작업을 해왔다. 캔버스에 대여섯 번씩 밑칠을 한 후 인물, 개, 식물을 그려내는 최근 작업에서 한층 정돈되고 세련되어진 색채와 붓놀림은 더욱 심하게 왜곡된 형상들과 기이한 조화를 이룬다. 이전의 인물과 야수가 저항적이고 도전적이었다면, 근작은 체념과 관조의 느낌을 주는데, 관람자를 응시하는 그의 자화상과 인물상, 야수상은 J.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에 등장하는바 인간의 다중성과 추악함을 관찰하는 동물들을 연상시킨다.
최광호는 2002년 이래 구겨지거나 둘둘 말린 천을 소재로 하여 극사실주의 기법의 <상황>과 <흔적>시리즈에 몰두해왔다. 네오 다다나 팝아트 작가들이 일상 사물들을 반복하거나 확대하여 관람자의 눈에 들이대듯, 최광호의 정밀하게 재현된 구겨진 천들은 우리에게 흔히 눈여겨보지 않고 지나치기 쉬운 일상적이고 평이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요구하고, 아울러서 우리가 당연시하는 현 가치체계에 대한 사고의 조정을 제안한다. 이는 끈질긴 작가적 성실성과 함께 그의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는 현재 수년간 지속한 천의 그림을 한민족적 소재와 연결하는 작업을 구상중이거니와, 자못 기대가 된다.
역시 구상작업을 하는 조병철과 안윤은 전통재료와 소재를 활용한다. 조병철 작품의 토대가 되는 세계는 자연과 인간과 예술의 조화로운 공존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실경산수의 맥을 잇는 한국성 내지 민족성을 담은 작품을 구현하며, 이를 위해 ‘지역의 삶을 재현’하고자 천착해왔다. 광목천이나 닥종이, 한지에 먹, 황토, 수묵담채 등으로 종종 거대한 스케일로 작업하는 그는 최근 산행을 거듭하며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전 국토를 잇는 산과 산맥 연작을 시작하였다. 그가 지역성과 세계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르익은 사고와 자유로운 방법론으로 이를 표현해내기를 기대한다.
1995년 우진문화재단이 주최한 <신예작가 초대전>을 통해 도내에 소개된 안윤은 이후 작년 <청년작가 초대전>의 여섯 작가 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이어서 작가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상당한 인연을 맺어왔다. ‘일상적인 삶의 흔적이 배인 정경들’이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을 관조하는 작업을 해온 그는 세밀한 관찰을 토대로 하는 신인상주의 화가들의 점묘법을 연상시키는 기법과 한국화의 매체와 양식을 혼합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대죽과 매화 등 문인화 소재의 신작들은 새로운 구상을 위한 그의 탐색과 갈등을 드러낸다.
반면에 서희화는 오인 중에 가장 전통적인 주제를 가장 파격적인 소재와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작가라고 하겠다. 대량생산된 플라스틱 폐자재를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로 활용하되, 이를 수집하고 절단, 변형, 용접, 채색하여 한국의 전통 민화나 문자도, 십장생, 화투 등의 이미지로 재창조한다. 평면이나 벽에 붙여지거나 앗상블라주 설치작품으로 화려하게 재생되는 작품들은 종종 보는 이의 웃음을 유발하는 재치와 해학을 담고 있다. 플라스틱 수저, 용기, 장난감 등 재료는 철저히 대중적이면서도 현대적이거니와, 이를 활용하여 창조된 이미지는 대중적이고 민중적인 동시에 한국 재래의 미술과 문화의 양태를 띄며 이는 과거와 동시대, 전통과 현대의 혼성과 상충을 제시한다.
이번 작가지원사업에 초대된 오인의 전시는 오색(五色)과 오형(五形)으로 각기 다르게 표현되며, 아울러서 서로 다른 잠재력의 깊이와 작품수준을 드러낸다. 이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자명해질 것이다. 앞으로 지역화와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각자 독자적인 세계를 이루어내기를 기대한다.
조 은 영 (원광대 미술대 교수, 우진문화재단 이사)

##작가프로필

서희화
1975년생. 군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2005. 수 ∙ 복(壽福) / 광주신세계갤러리 기획초대전, 광주
2003. 욕망-장생(長生) / 송은갤러리 기획초대전, 서울
2001. 욕망-기복(祈福) / 서신갤러리 기획초대전, 전주
단체전
2007. 신년 기획전 - 세한삼우(歲寒三友) / 신세계갤러리, 인천
모란 이후의 모란전 /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숨은그림찾기-정크아트와 민화의 만남Ⅰ(작가:서희화) / 종 박물관, 진천
미술관은 놀이터 / 전북도립미술관, 전주
정해년 테마기획-돼지꿈을 꾸다 / 신세계갤러리, 광주
2006. 중앙미술대전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모자와 보아 뱀 /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2005. 서울청년미술제 포트폴리오전2005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대화 - conversation전 / 국민대학교박물관, 서울
2004. NET WORK 21c전 / 민촌아트센타, 전주
SeMA 2004전 / 서울시립 미술관, 서울

수상
2006. 제28회 중앙미술대전 / 선정작가
제6회 송은미술대상전 / 장려상
제1회 우진문화재단 미술작가 지원사업 공모 / 선정작가
2004. 제7회 광주신세계미술제 / 장려상
제4회 송은미술대상전 / 입상
2003. 송은무료대관공모전 / 선정작가
1999. 서울현대 미술제 / 우수상

안 윤
1968년생. 전주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전주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수료

￭개인전
우진문화재단 제21회 청년작가초대전(2006 전주우진문화공간)
안윤 전(2005 평택호미술관)
한무리미술상수상기념 들 바람전(2004 전주경원아트홀)
오늘의작가상수상기념 전(2004 김제문화예술회관)
아트서울기획초대전(2004 예술의전당)
서신갤러리 기획전(2002 전주서신갤러리)
제1회 개인전(2001 전북예술회관)

￭수상
한무리미술상 /오늘의 작가상
벽골미술대전 대상 / 아시아미술대전 특별상, 특선
춘향미술대전 우수상, 특선 /송은미술대전
2005미술은행 공모 당선

￭기획,초대,단체전
현대한국화의오늘과내일전(종로갤러리)
전북청년작가위상전(전북예술회관)
문인화정신의한마음전(공평아트센터)
WARM전(이브갤러리)
신예작가초대전10주년기념전(우진문화재단/한국소리문화의전당)
미술로보는판소리다섯마당전 등 100회 참여

조병철
전북 김제생(1962)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회화과 졸(1991)

전주대학교 영상학부 출강(2001-2004)
백제예술대 실용미술과 출강(1997-2002)
서신갤러리 큐레이터(1997-1999)
전주예고 미술과 출강(1995-1997)

개인전
2001 "몽유자연" 한원미술관-서울 / 신세계 갤러리-광주
2000 "평화동에서" 문예진흥원 마로니에 미술관-서울
1995 "내 마음의 고향" 서남미술전시관-서울
1994 제 3회 개인전 - 정 갤러리-전주
1993 제 2회 개인전 - 경인미술관-서울 / 예루갤러리-전주
1992 제 1회 개인전 - 얼 화랑-전주

단체전
2006 '보물섬을 지켜라 - 독섬.독도'전 - 전북도립미술관
2006 "약무호남"전 - 광주 나인갤러리/광주 5.18기념 문화관/목포자연사박물관
2005 '번역에 저항한다'전 - 토탈미술관-서울
200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전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2005 베를린에서 DMZ까지 전주전 - 국립전주박물관
2004 전북도립미술관 개관기념 "엄뫼-모악"전

수상
2003 광주신세계미술제 장려상. 2001 하정웅 청년미술상 수상

조 헌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1회 : “삶에 관한 또 하나의 Report" 전 (전북학생회관 전시실 02)
2회 : “기억속 풍경으로의 飛行” 전 (전주 알리앙스 프랑세스 문화원 초대 02)
3회 : “MANIF 10 서울국제아트페어 ”고독 - 有人島에서“ (예술의 전당 04)
4회 : “人 . 追憶 그리기” 전 (서신갤러리 초대 05)
5회 : “말하거나 말하지 않거나” 전 (전북예술회관 06)
6회 : JBAF 전북아트페어 “平凡의 中心에서” 전 (06)
7회 : “나의 정원” (신세계 갤러리 초대 광주 07)

기획 단체전
그들만의 풍경전 (조선화랑 서울 07)
신세계 미술제 수상작가전 (신세계 갤러리 광주 06)
동서미술의 현재전 (경남도립미술관 06)
미술가의 꽃전 (신세계 갤러리 06)
전북미술의 현장전 (전북도립미술관 06)
해우소 이야기전 (문화예술회관 대구 06)
WORLD MUSEUM CULTURE EXPO (KINTEX 05)
“숨” 쇠. 흙. 불. 물. 나무.전 (전북예술회관 05)
쟁이회 15주년 기념 “길”전 (서신갤러리 05)

수상
전라미술상 수상
우진 문화재단 미술작가 지원 사업 작가선정
광주 신세계 미술제

최 광 호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4회
기획 및 초대전, 그룹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