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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엄기석 전

2022-07-24

작성자 : 관리자

꿈의 정원, 황토로부터 - 엄기석 전

■2006년 8월30일(수) ~ 9월13일(수)/우진문화공간 전시실
초대 : 8월30일(수) 저녁6시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은 제22회 청년작가초대전으로 ‘한국화가 엄기석 전’을 개최합니다. 한국화가 엄기석은 화선지와 먹에 머물지 않고 황토라는 생경한 회화재료로 자연의 순리, 생명의 고귀함을 작업해왔습니다. 그의 일관된 주제는 ‘꿈의 정원’인데, 알고보니 그의 꿈이며 정원이라는 예쁜 낱말은 참혹한 개인사의 반사적 용어였습니다. 열두살 어린 나이에 차례로 부모님을 여의고 그 자신도 질병으로 죽음의 문턱에 까지 다녀오면서 체득한 삶의 소중함과 양친에의 그리움이 작품에 뭉개져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장지에 황토를 입히고 그림을 그린 평면회화와 흙을 구워 다시 섬세하게 그림을 입힌 작품, 황토로 색을 입힌 천을 이용한 설치작품 등이 고루 선보입니다. 관심과 격려 바랍니다.

#작가약력-엄기석
전주출생(1960년생)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미술학과 석사(한국화전공)
첫 개인전-1993 얼화랑, 개인전-2005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민촌아트센터
전북중견청년작가초대전(2004 전북도립미술관) 등 그룹전 다수
전통미술연구회, 전북회화회 회원, 예원예술대 객원교수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한국회화과 재직

#평론으로 본 엄기석
물상등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려는 그의 노력은 묘사기법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한국화가라면 으레 사용하는 화선지 대신 흙과 장지에 황토를 바른 후 먹과 채색을 혼용하는 형식을 채택함으로써 물상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그의 시도는 묘사대상인 물상에만 변화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이 방법은 작품 자체를 다면화하는 효과를 낳는 바, 감상자는 그의 작품을 보면서 마치 여러 장르의 예술작품을 동시에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의 그림들은 한편으로는 조선시대 민화의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기 위에 그려진 투박한 도기화를 연상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의 물상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그것을 자유롭게 묘사함으로써, 그는 평범을 비범으로 바꾸어내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열고 있는 것이다...신현식(미술평론가)

#작가의 말-엄기석
성경에 나오는 첫 사람 아담의 이름 뜻은 ‘붉은 진흙덩이’라는 말이다. 사람은 흙에서 왔으며 죽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지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것은 땅이다. 아니 흙이다. 살아 숨쉬는 흙은 대지의 생명체들을 조화롭게 살게하는 가슴이 넉넉한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다. 삶은 순간과도 같지만 사실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순환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 포기의 잡풀이 피고 지고 하는 것처럼 그렇다. 들녘에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경쟁하는듯하지만 서로 조화롭게 상생하면서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상속에서 영원을 꿈꾸는 자는 행복하다. 평범한 것들이 오히려 잔잔한 감동이 있다. 평범한 들풀, 들꽃들이 살아 숨쉬고 공존하면서 심심한 세상에서 생명력이 출렁거리는 대양의 파도가 되길 기대하면서 나는 주어진 공간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놀이를 통해서 세상을 해석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